빵을 좋아하지 않는다 말하면서도 한번씩 먹고 싶을때가 있다
그때는 무작정 빵집에 들어가 눈에 들어오는 빵을 선택한다
내가 그전에 좋아했던 빵..우와~~
안오는동안 올라도 너무 올랐나보다..너무 비싸서 선택을 못하겠다
평소 빵을 자주 사 먹는 편은 아니다.
밥을 더 좋아하는 입맛이라 그런지, 빵집 앞을 지나쳐도 그냥 향만 맡고 지나치는 날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느 날은 빵이 유난히 당길 때가 있다.
슈크림이 가득 들어간 단팥빵,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크루아상, 따끈한 우유식빵 한 조각이 문득 그리워진다.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따뜻한 봄바람을 맞으며 동네를 산책하던 중,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작은 빵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끌리는 느낌에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고소한 버터 향과 은은한 단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갓 구운 빵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유리 진열장 너머로는 바쁘게 움직이는 제빵사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늑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마음껏 고르기엔 쉽지 않았다.
가격표를 보는 순간 살짝 주춤했기 때문이다.
예전 기억 속의 빵 가격과는 사뭇 달랐다. 아무리 재료값이 올랐다고는 해도, 작고 소박해 보이는 빵 하나에 4천 원이 넘는 걸 보고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빵을 안 먹게 된 이유가 단순히 입맛 때문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냥 나올 수는 없었다.
‘우리쌀로 만들었다’는 표시가 붙은 빵이 눈에 들어왔고, 그중 가장 저렴한 빵을 하나 골랐다.
약간은 주저하면서도, 맛에 대한 작은 기대감을 안고 포장지를 열었다.
첫입을 베어 무는 순간, 또 한 번 놀라고 말았다. 부드럽고 고소한 식감, 과하지 않은 단맛, 그리고 밀가루 특유의 텁텁함 없이 깔끔한 뒷맛까지. 이건 단순한 빵이 아니었다.
어릴 적 엄마가 집에서 반죽해 구워주던 고소한 쌀빵의 기억이 떠올랐다.
요즘엔 건강을 생각해 밀가루 대신 쌀가루나 통밀, 견과류 등을 사용하는 빵이 많아졌다고 들었다.
이 빵도 그런 의도로 만든 것 같았다.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몸에 부담을 줄이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대용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가격이 조금 높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를 충분히 하고도 남는 맛이었다.
빵을 자주 찾지는 않지만, 이렇게 가끔씩 입맛을 사로잡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가격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닫는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 그게 바로 빵 한 조각이 줄 수 있는 위로다.
오랜만의 빵집 나들이는 내게 그런 따뜻한 순간을 선물해주었다.
다음엔 조금 더 여유 있게, 다양한 종류의 빵도 시도해보고 싶다. 물론 그때도 ‘가성비’는 꼭 따져볼 생각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