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커뮤니티와 기사에서 자주 보이는 문장이 있습니다.
바로 "1억 낮췄는데도 집이 안 팔린다"는 말입니다.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거래 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고금리 장기화, 매수 심리 위축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금리'입니다.
기준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고,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습니다.
한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하던 수요층은 이제 금리 앞에서 주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1억 원 가격을 낮췄다 해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이자율 앞에서는 '구매할 이유'가 약해지는 것이죠.
특히 서울 외곽 지역은 실거주보다 투자 목적이 강한 매물도 많아, 실수요자들의 선택지에서 후순위로 밀리고 있습니다.
공급 증가와 인프라 미비
서울 외곽 지역은 지난 몇 년간 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중심으로 다수의 아파트 공급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인프라 완성도는 여전히 부족한 편입니다.
예정된 교통망은 착공조차 못 했거나 지연되고 있으며, 상권과 학군 역시 중심지보다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이러한 인프라의 아쉬움은 시장 침체기일수록 더 크게 작용합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입주 1~2년 된 아파트도 전세 공실이 생기며 가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매수자 심리 변화: 지금은 '기다림의 시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심리입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지금 사면 손해 볼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졌습니다.
특히 2023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가격 하락과 실거래가의 낙폭은 매수자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이제는 '조금만 기다리면 더 싸게 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강해졌고, 그 결과 거래는 더뎌지고 있습니다.
1억을 낮췄다고 해서 무조건 싸다고 느끼는 게 아니라, "그래도 비싸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우선되는 시장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정부 규제 완화? 분위기 반전에 한계
정부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대출 규제 완화, 청약 문턱 낮추기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경기 회복 등 '매크로 환경'의 변화 없이는 단기 반등이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외곽 지역은 서울 도심이나 수도권 핵심지 대비 회복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현실 인식'
매도자 입장에서는 “예전에 이 가격에 팔렸는데…”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과거가 아닌 ‘지금’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실거래가가 떨어졌고, 거래량이 줄었다면, 호가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팔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급매물에 밀려 장기 보유 리스크만 커질 수 있죠.
이럴 때일수록 시장을 냉정히 바라보고, 수요자가 원하는 수준에 맞춘 전략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가격 인하보다,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조정과 적극적인 협상이 중요해진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