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점심시간에 길을 걸었습니다.도심 한가운데에서 이렇게 평온한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늘 새삼스럽게 감탄하게 되는 일이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 어느 날 문득 봄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싶어 찾은 곳이 바로 ‘안양천 둘레길’이었다. 복잡한 교통과 사람들 사이를 지나 몇 걸음만 걸으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이 길은 도시인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고마운 공간이다. 안양천 둘레길은 서울 구로구와 금천구, 경기 안양시를 따라 흐르는 안양천을 중심으로 조성된 산책로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이 길은 봄이면 특히 매력적이다. 길가에는 개나리와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산수유가 노란 웃음을 터뜨리듯 반긴다. 꽃잎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이른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