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잊고 있던 보물이 나올 때가 있다. 바로 묵은 총각김치. 꺼낼 땐 살짝 망설이게 되지만, 막상 요리해서 밥상에 올리면 그 깊고 진한 맛에 혀가 놀라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오늘은 그 묵은 총각김치 하나로 차려본 따뜻한 집밥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총각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양념이 배고, 무는 아삭한 식감보단 부드럽고 촉촉해진다. 겉으론 투박해 보여도, 조리만 잘하면 오히려 지금이 제철처럼 맛있어진다. 특히 찌개로 끓이면 그 감칠맛은 신김치찌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진하게 우러난 국물, 무에서 배어 나오는 단맛, 그리고 고슬고슬한 흰 쌀밥 한 그릇이면, 그 어떤 외식도 부럽지 않은 한 끼가 된다. 나는 오늘 묵은 총각김치와 돼지고기를 함께 넣고 찌개를 끓였다. 잘 익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