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비행기 표를 예매하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어느덧 성인이 되어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가족 품을 떠나 타국으로 향할 준비를 마친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묘한 감정이 밀려온다. 분명 기특하고 자랑스러운데도 마음 한구석이 시큰하다. 공항에서 손을 흔들며 작아져 가는 뒷모습을 보니 문득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처음 서울로 상경하던 날, 기차역에서 눈물을 훔치던 부모님의 표정이 오버랩된다. 그때는 왜 그 마음을 몰랐을까? 부모님의 슬픔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이 더 컸던 철없던 나는 부모님의 진심을 이제야 비로소 깨닫는다. 아이를 떠나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동안 내가 겪었던 타향살이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처음 낯선 도시에 도착해 텅 빈 방에서 혼자 ..